최근 블로그 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가끔씩 미네르바 신드롬에 대한 뜬금없는 글들이 눈에 띈다.
그것은 미네르바의 글들은 이미 오래전 부터 그 쪽 계열(증권)에서 예측되어온 것들이며, 일반인에게 알려지지 않은 그 정보를 써 내려간 것 뿐이라는 것. 그리고 미네르바의 글이 예언에 가까운 조잡한 글이고 선동의 효과가 있어 민심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것. 그러니까 문제의 본질이 미네르바에게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미네르바 신드롬 문제의 본질은 미네르바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미네르바가 글을 계속 써온 아고라 경제 게시판에서 그는 처음부터 유명인 혹은 인기 논객 등이 아니었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는 입소문을 통해 점차 알려졌다. 그야말로 일개의 네티즌이었다. 그런데 국가가 직접 언급할 정도로 유명인이 되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그 쪽 계열 사람이면 누구나 알만한 사실을 그렇게나마 대중에게 이야기 한 것이 바로 미네르바이며, 현재의 경제정책을 이끌고 있는 정부의 발표보다 그의 글이 신뢰를 더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네르바의 능력에 촛점을 맞출 일이 아니라 현 정부의 능력과 신뢰 문제에 촛점을 맞추어야 한다. 쉽게 말해 정체도 알 수 없는 한 인터넷 논객(그것도 게시판에서만 활동하는)의 말이 정부의 말보다 더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럴 해저드로 불리는 강만수 장관의 일관성 없는 발언과 그로 인해 시장에 불안 심리를 심어준 것은 심각한 타격이었다. 그렇게 점차 시장의 신뢰를 잃어갔다. 그리고 정부의 일관성 없음과 아마추어적인 대응에 대한 비판을 괴담으로 치부했다. 대체 이런 정부를 어떻게 믿겠는가?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말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자 급기야 수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한다. 이쯤 되면 막장이다. 그들의 말로는 미네르바가 경제적, 사회적 불안을 조성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미안하지만 진짜로 불안을 조성하고 있는 것은 현 정부의 대응과 발표이다. 언론 통제도 언론 통제이지만, 고작 인터넷 상의 텍스트들로 인해 이 나라가 불안해서 '수사까지 해야할 정도'라면 그 정도로 시장과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한 당신들의 책임이 훨씬 더 크다는 거다.
게다가 미네르바의 입을 막고, 수사까지 할 수 있다는 사실상의 국가로부터의 협박에 대해 비난의 여론이 일자 또 다시 튀어나오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이글루핵심관계자님의 덧글 정보 추가, 그는 이동관 대변인이라고 한다)에 따르면 미네르바를 정부로 모시기 위해서 그랬다고 한다.
이쯤 되면 그냥 뚫린 입인 거다. 일관성이란 찾아볼 수가 없다. 거의 정신병을 잃으키고 있는 수준이다. 아니면 영화 메멘토와 같이 10분 후면 자신이 한 말을 잊고 있는 것인가?
문제는 미네르바가 일으킨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의 능력에 대해서 논할 때가 아니다.
한 인터넷 논객의 글이 정부의 발표와 정책보다 훨씬 더 큰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이고, 그에 대한 책임은 바로 정부에 있다는 거다. 뉴스, 신문, 라디오, 인터넷에서 정책을 발표하고 실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정부가 고작 다음 아고라 경제 게시판의 텍스트보다 사람들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 이것은 굉장히 무서운 일이다.
난 정부에서는 미네르바의 영향력이 커질 수록 철저히 모른 척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왠 걸? 오히려 미네르바를 언급한다. 경제적, 사회적 불안을 조장한다고. 그래서 계속 언급을 하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정부 안의 누군가는 사실 열렬한 미네르바의 팬이라 일부러 그를 인터넷만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까지 끌어내기 위해 계획적으로 이러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더욱 미네르바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누가 봐도 협박에 가까운 이야기를 내뱉는 정부를 보며 '아... 미네르바가 맞는 말을 하긴 하나 보다, 저렇게까지 대응하는 걸보니...' 라고 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렇게 정부는 더더욱 신뢰를 잃어간다.
그러나, 정작 정부에서 하고 싶은 말은 "미네르바가 경제를, 사회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네르바는 나쁘다! 입닥쳐라!" 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그러나 정말로 사람들이 불안한 것은 한 인터넷 논객보다 더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부의 그런 모습이다.
제발, 제발 좀 정신 차려라.
그리고 일관성 없이 허튼 소리만 하는 그 입 좀 다물라, 다물라.




덧글
샘이 2008/11/21 16:08 # 답글
그런 머리가 있으면 나름 다행이 아닐까요...
쿄. 2008/11/21 19:39 #
죄송합니다, 못 알아들었습니다. 'ㅁ';;;
hotdol 2008/11/21 16:23 # 답글
대통령이 나서서 전봇대 하나 뽑고 신문에 날 때부터 알아봤습니다.
쿄. 2008/11/21 19:39 #
ㅠㅠ 그렇습니까..
떠돌 2008/11/21 17:44 # 답글
난세에는 영웅이 나타나기 마련이라는 사실은 무협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입니다만, 사실 난세를 만드는 건 아둔한 지배자 또는 우두머리가 일관되지 못한 정치를 했을 때 생기는 것이지요. 이것 뭐 조선왕조 500년만 돌아봐도 다 아는 사실인데... 그걸 반복하고 있으니 갑갑합니다.
쿄. 2008/11/21 19:41 #
지금의 지배자는 아둔함이 매일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습니다. 아까 잠시 오늘 일들을 둘러봤더니.. 아, 자꾸 뒷목이... -_-;
이글루핵심관계자 2008/11/21 18:43 # 삭제 답글
심심하면 튀어나오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95%는 이동관 대변인입니다. 하도 핵심 관계자로 많이 나와서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동관 대변인을 이핵심이라고 부른다고 하지요.
쿄. 2008/11/21 19:42 #
그 아이디 센스에 웃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보 감사합니다.
참깨군 2008/11/22 05:53 # 삭제
이핵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냉면개시 2008/11/21 19:27 # 삭제 답글
공감합니다~트랙백 하나 살포시 걸고갑니다~
쿄. 2008/11/21 19:46 #
리만 브라더스 앨범 발매도 잘 보았습니다. ㅠㅠ/
아브공군 2008/11/21 20:05 # 답글
역시 쿄님이십니다아~~~'정말로 사람들이 불안한 것은 한 인터넷 논객보다 더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부의 그런 모습이다.'
핵심이군요. 밑줄 쫘악!!!
쿄. 2008/11/21 21:40 #
칭찬 감사합니다. (_ _)
아가페 2008/11/21 21:25 # 답글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가지.. -_-;촛불집회때도 그렇고 이번건도 그렇고 조용히 묻을수도 있는 불씨에다 휘발유끼얻는 데 뭔가 소질이 있어 보입니다. -ㄱ-;
쿄. 2008/11/21 21:41 #
제말이... --;인터넷에서만 머물러 있던 그를 양지로 끄집어 낸 건 현 정권애들이죠. 걔네들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캐무시하거나 넘어가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쟤네 일부러 저러는가 싶을 정도군요.
tranGster 2008/11/22 11:45 # 답글
여론 상대로 할줄 아는게 쥐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것 밖에 없거든요.제가 보기엔 이런걸 일부러 조장할 만큼 정부가 머리 좋은것 같지는 않고요, 그냥 자신들이 아주 훌륭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잘못된 신념이야 말로 얼마나 막장......(후략)
쿄. 2008/11/22 16:38 #
아마추어 정부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이쯤되면 동네 반상회보다 못한 느낌입니다.이쯤되면 어디서부터 지적을 해야 할지 너무 많아서 막막합니다. -_-;
단테 2008/11/25 23:29 # 답글
좌 어청수, 우 강만수, 센터 이명박.........이걸 어떻게 이깁니까.....ㅜ.ㅜ
시간이 지날수록 나라를 말아드시는데는 쵝오!(농담삼아 제 직업! 나중에 대박치겠습니다~)
그리고 제동생이 책을 냈습니다 주소알려주시면 2권 정도 택배로 보내드릴게요
쿄. 2008/11/26 10:24 #
허허 'ㅅ';;;두바이 쪽도 요새 으헉으헉 하는 마당에 각하께선 매일 매일 뻘소리를 해주시니 이젠 딴지 걸 여력도 안 생깁니다. 너무 많아서. -_-;
오, 그런데 책이 나왔습니까 'ㅂ'/
선물까지 주신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답례로 언제가 될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저희 쪽 작품 나오면 저도 배송해 드리겠습니다. --*;
블로그에 비공개 댓글 남기겠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