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및 감상 REC - 공포의 현장을 촬영하다 2008/07/11 14:24 by 쿄.


※ 본 리뷰는 심각한 스포일러와 무서운 스틸컷이 없습니다. 안심하세요. '-^* (...)

 
- 스페인에서 제작된 공포 영화 REC. 한국에서는 2008. 7. 10. 개봉 -


공포 영화라면 스틸 컷이나 포탈 싸이트의 배너 광고조차도 못 보는 내가 (...) 블로그의 첫 영화 리뷰를 공포 영화로 포스팅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필자는 싸구려 특수효과로 제작된 공포 영화의 귀신조차 두려워하는 사람임을 미리 밝혀둔다.

어렸을 적 아버지는 용감하고 겁 없이 자라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그에 대한 훈련(?)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부터 무삭제판 고어 영화, 공포 영화 등을 봐야 했다. 그 훈련 덕분에 필자는 웬만한 것에 대해서는 겁을 내지 않게 되었지만, 정작 공포 영화와 귀신만큼은 너무도 두려워 하게 되었다. (...) 지금도 사람이 갈갈이 찢어져 죽는 그런 장면은 트라우마가 되어 마음 속에 남아 있다. ToT

그렇게 공포 영화라면 질색을 하는 필자도 어느 날인가부터 용기를 내서 극복!(...)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그 많은 명작들이 있는데 언제까지나 안 볼 수는 없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도 차마 고어물의 잔인한 영상은 못 보겠으니, 그런 류만 피해서 공포물을 조금 즐겨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얄팍한 생각을 한 것이다. 'ㅅ'b


 
- 응, 나 얘 이해함. 딱 저런 기분이야. (...) -

아무튼 첫 리뷰를 쓰는 감상은 이정도로 하고. -_-
이번에 리뷰할 공포 ToT 영화는 이번에 개봉한 영화 REC이다.

                                                                                                                                                                              
지방 방송국 리얼TV다큐멘터리의 리포터인 안젤라와 카메라맨 파블로는 소방서에서의 촬영을 위해 소방서로 가게 된다. 촬영 도중, 아파트에서의 구출 신고를 소방서에서 접수하게 되고 생생한 구조현장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게 되는 것을 기대하면서 그들은 소방관과 같이 현장으로 향한다.

도착한 아파트에서는 이성을 잃고 피투성이가 된 한 노파가 있었다. 그 노파를 치료하기 위해 다가가나 기습적으로 노파에게 공격을 당하게 되고... 부상당한 사람들을 데리고 아파트를 탈출하려 하나 경찰에 의해 이 아파트 전체가 봉쇄된 것을 알게 된다.

영문도 알지 못하고 경찰에 의해 갇힌 채, 조금씩 미쳐가는 사람들. 안젤라와 파블로는 이 모든 것을 카메라로 생생히 담기 시작한다...
                                                                                                                                                                              

REC는 3인칭에서 제대로 된 앵글로 모든 것을 연출하며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다. 두 명의 주인공 중 카메라맨인 파블로, 그가 들고 있는 카메라를 통해서만 영상을 보여준다. 그러니까 한정된 앵글과 장면만을 보여주어, 시각 정보를 철저하게 제한한 것이다. 그 반면, 사방에서 들리는 청각정보는 비교적 선명하게 제공해 준다.

다시 말하자면 공포영화 등에 있어서 필요한 공포감과 긴장감을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극대화 시켰다고나 할까.

이런 식으로 촬영하는 기법을 흔히 핸드헬드(Hand held) 기법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카메라를 손에 잡고 촬영하는 방법을 뜻하는 용어라고 한다. 또한 이 기법은 마치 영화가 아닌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라고 착각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핸드헬드 기법으로 유명한 영화는 클로버 필드(Clover filed)나 블레어윗치(Blairwitch)가 있다.


이 핸드헬드 기법으로 제작된 REC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내가 직접 그 상황을 보고 있다는 일체감을 준다. 현재 들고 있는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내가 이 상황을 직접 겪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오로지 카메라가 비출 수 있는 제한된 시각으로 인해 언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긴장감과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기존 영화와 같이 3인칭으로 연출되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범위의 1인칭 시점에서의 영상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긴장감과 공포감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그런 제한된 영상에 비해 소리는 비교적 뚜렷히 들려오는데 이는, 잘 들리는 무서운 소리와 잘 보이지 않는 무서운 영상이 앙상블 효과를 일으켜 관객의 상상력에 결합되어 더욱 더 큰 공포와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리얼함. 영화의 모든 영상을 보여주는 카메라는 중간중간 쉬기 위해 바닥에 놓기도 하고,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런 장면으로 하여금 마치 지금 보고 있는 영화가 진짜가 아닐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같은 기법으로 제작된 클로버필드나 블레어윗치의 경우 그 평가가 조금 극단적이다. 영화적인 연출이나 작품 내의 이야기의 완결성 등이 이 두 작품에서는 다른 영화에 비해 거의 배제가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 뭐가 어떻게 되서, 왜 이렇게 되는 건데?") 클로버필드의 경우 저 괴물이 무엇인지, 대체 왜 이런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단서가 되는 그 어떤 연출도 없다. 블레어윗치의 경우는 처음 마을 주민과의 인터뷰를 통해 후반부의 공포스러운 상황을 어느 정도 설명해 주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기승전결을 풀어나갔다기 보다는 캠코더를 든 학생들의 급박하고 공포스러운 상황만이 강조된다. 그 덕분에 페이크 다큐멘터리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하였다. 여담이지만 블레어윗치의 경우 이것은 실화이며, 실제로 실종된 학생들이 남긴 캠코더의 테이프로 영화화한 것이다라는 헛소문을 퍼트려 대박 흥행에 성공하기도 하였다. 제작비 35만 달러로 340배에 육박하는 1억 5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이다. ("이 영화, 진짜로 있었던 일을 촬영한 테이프로 영화를 만든 거래!" "뭐라고, 진짜?!")

 
- 블레어윗치는 영화 속에서 실종된 주인공들의 포스터를 내걸기도 하여 리얼함을 부각시켰(속였)다 -


REC 역시 리얼함을 최대한으로 부각했다. 영화를 찍는 도중, 위층에서 떨어지는 사람의 씬을 촬영할 때, 감독은 그 어떤 신호도 주지 않은 채 그대로 떨어뜨리고 촬영했다고. 그래서 영화 내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놀라는 장면이나 비명은 연기가 아닌 실제인 부분이 있다고 한다.

다만 REC는 위에서 소개한 핸드헬드 기법의 두 영화와는 다르게 영화적인 연출과 요소가 확실히 들어가 있다. 마지막 즈음에 가서는 왜 이런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연출을 넣었으며, 클로버필드에서 개인적으로 아쉽게 쓰고 만 어두운 장소에서의 적외선 촬영 등을 효과적으로 이용한다. ("어두워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그 카메라에는 적외선 모드가 있어. 버튼을 눌러봐, 보일 거야.") 즉, 클로버필드나 블레어윗치에 비해서 좀 더 영화적으로 연출되었다는 것이다. 클로버필드나 블레어윗치를 보고 재미없다고 말한 분들도 REC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작품 내에서의 상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 수 있게 해 놓았으며, 공포영화로서의 기승전결도 확실하게 표현되어 있다.

또한 REC에서 핸드헬드 기법 외의 특징을 말하자면 소위 좀비 영화라 불리는 영화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폐쇄된 공간에 갇힌 사람들, 반 불사의 좀비, 기습적인 습격, 감염으로 인해 점차 늘어가는 좀비들... 그 외 딱히 고어적인 장면은 등장하진 않지만, 약간이라도 끔찍한 장면이 싫은 당신이라면 맨 처음 만나게 되는 노파에게 다가갈 때, 잠시만 눈을 감도록 하자. 필자와 같이 긴장감과 공포감은 좋아하나, 고어적인 영상을 싫어하는 님들을 위한 작은 배려다. '-^* (...)



REC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인 것은 제목 그대로 REC, 녹화 중이라는 느낌을 관객으로 하여금 준다는 점이다. 이것은 지금 내가 벌어지고 있는 이 상황을 카메라를 통해 '녹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마치 호러 게임을 플레이 하고 있는 감각과도 비슷하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영상을 보여주는 시점을 담당하는 주인공 파블로는 동료 안젤라의 지시를 따라 카메라를 움직이며, 마지막 부분을 제외하고는 그 모습을 일체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그로 인해 게임과도 유사한 몰입감과 일체감을 받을 수 있다. 내가 현장에 있는 것 같은 그 감각이 이 영화와 다른 핸드헬드 기법의 영화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영상 내에 보이지 않는 파블로를 통해, 내가 파블로가 된 느낌을 갖는다 -


그래서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어떠냐고? 나쁘지 않았다. 잔인하게 사람이 죽지 않고 무서운 귀신이 등장하지도 않지만, 그 긴장감과 몰입감만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무서운 것을 좋아하나 겁이 많은 당신이라면 옆에 애인을 꼭 끼고 갈 것. 그리고 무서운 소리가 들려오면 애인에게 나지막이 사랑의 밀어를 속삭여 달라고 칭얼대 보자.


 
- "필름이 모든 것이야, 파블로... 제발...!" -





덧글

  • 진서 2008/07/11 18:42 # 답글

    어제 REC를 봤는데 추락씬에서 그런 방법을 쓰다니요...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저도 그 장면에서 깜짝 놀랐답니다.
    REC에 대한 부정적...인 리뷰만 봐서그런지
    나쁘지않다는 리뷰에 기쁜건 왜일까요....

    낚시에 성공한...(?) 블레어 윗치도 봐야겠어요!
  • 쿄. 2008/07/11 21:56 #

    핸드헬드 기법이 마음에 들어서 그 기법으로 촬영한 영화를 보게 되다보니 이번에 개봉한 REC까지 보게되었네요. 'ㅂ'

    저도 평을 보니 전체적으로 이거 별로임 'ㅅ'ㅗ 하는 평이 많더군요. 저는 그래도 이런 기법을 좋아해서 꽤 재미있게 보았지만요. ^^

    블레어 위치는 보실 때 TV의 볼륨을 크게 틀어놓고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사실 영상으로 무서운 것은 거의 등장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매니아들도 REC보다 블레어윗치 쪽이 더 낫다고 하는 분이 많아 보이더군요. : )

    여담인데 블레어윗치는 1탄이 너무 성공하는 바람에 여러 부작용을 감독에게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음, 이건 따로 또 포스팅을 해 봐야겠군요. 'ㅅ'
  • AleX 2008/07/13 03:05 # 답글

    앗... 보고싶네요!!
  • Murky 2008/07/15 16:22 # 답글

    핸드헬드는 좋아는 하지만 싫어도 합니다
    무언가 1인칭 시점에서의 긴박감은 좋지만 멀미가..orz
    덕분에 FPS 못하는 1인..;ㅁ;
  • 키마담 2009/09/23 17:54 # 답글

    오늘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좋은 포스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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